친애하는 국내외 6천만 동포여러분, 오늘 겨레가 이민족 통치의 예속에서 해방된 뜻깊은 기념일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겨레의 긍지를 회복하고 자주 독립을 다짐한 영광의 날로 길이 빛나야 할 것입니다.
동포여러분, 36년간의 일본 식민통치기간은 민족사에 있어서 통한의 암흑기였습니다. 울분 속에 해가 뜨고, 눈물 속에 해가 지는 고난의 세월이었기에 8월15일 그 날 감격의 만세소리는 지축을 뒤흔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광복의 환희에 가득 찼던 우리 앞에는 또 하나의 엄청난 민족적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민족과 국토를 가르는 남북 분단의 비극이었습니다. 분단의 비극도 오늘로써 만36년에 이르고 있습니다.
20세기초반 민족이 독립과 주권을 상실한 이래 그토록 갈망해왔던 광복은 식민36년이 가고 거기다가 또 하나의 36년이 흘러간 오늘까지 미완성인 채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명백하고도 소중한 역사적 교훈을 일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즉 국권상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1910년 국권을 상실한 이후 우리는 겨우 반 토막 왕국을 이룩하는데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습니까 더욱이 우리가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우리가 치른 대가가 매우 엄청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으로 8.15광복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인 것입니다. 겨레의 열화와 같은 광복염원과 끈질긴 저항이 침략세력에 대하여 커다란 타격을 준 것은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연합국의 승리와 일본의 패전이라고 하는 민족 외적인 상황이 8.15광복의 또 하나의 큰 결정적 요인이었음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인 것입니다.
만일 민족 외적인 상황전개가 없이 우리 겨레 단독의 힘으로 해방을 추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훨씬 더 비싼 대가의 지불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겨레의 역량을 과소평가해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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